비디오 스트리밍 사이트들의 문제점을 고칠 수 있을까?

요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늘어남에 따라 원하는 작품을 다 보려면 넷플릭스, 왓챠, 디즈니+ 등 여러 서비스를 구독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더 큰 문제점은 넷플릭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근본적으로 유해하다는 것이다.

문제점

넷플릭스의 주요 혁신 중 하나는 몰아보기다. 넷플릭스의 총명한 경영인들이 모든 에피소드를 한번에 공개하는 것이 수입을 창출한다고 계산했으리라. 다만 사용자 입장에선 몰아보다 정신 차려보니 새벽인 경험이 있을것이다.

이를 유저 탓으로 돌릴 수 없다. “도구는 도구일 뿐, 사용하기 나름이다”라는 말은 도덕적으로 중립인 도구에만 해당한다. 그러한 도구는 없다. 넷플릭스 엔지니어들은 오토플레이와 오토스킵을 기본적으로 활성화해두었다. 비디오를 더 계획적으로 시청하고 싶은 유저는 중독적이게 디자인된 서비스와 고군분투해야한다.

넷플릭스는 포모(FOMO), 즉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초래한다. 넷플릭스 홈페이지는 알고리즘으로 선별된 거의 무한한 컨텐츠를 제공한다. 섬네일 하나 하나가 도파민을 약속하는 셈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게 직업인 평론가도) 하루에 최대 세 편 정도의 영화만 본다. 넷플릭스 홈페이지의 모든 컨텐츠를 볼 시간을 가진 사람은 없으며, 무한한 추천 컨텐츠는 길들이기 불가능하다.

유투브, 훌루, 디즈니+, 왓챠 등 서비스도 비슷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비디오 컨텐츠 마켓의 파이를 차지하려 다툰다.

해결책

저렴한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은 여러모로 유익하며, 유투브를 근간 기술이라 칭하는 비평가도 있다. 따라서 비디오 스트리밍 자체를 거부하기 보단, 앞서 살펴봤던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 두가지를 고려해보자.

  1. 사람이 손수 큐레이션하는 컨텐츠.
  2. 알고리즘을 사용하되, 유저에게 환경설정을 제공하기.

작은 플랫폼들은 대게 전자에 해당한다. 예술영화 팬들은 무비를, 교육 유투브 팬들은 네뷸라를 사용하곤 한다.

개인적으로 손수 큐레이션한 추천 목록은 내가 평소 보지 않는 컨텐츠를 소개해준다는 점이 좋다. 예를 들자면 유투브 알고리즘은 아주 제한적인 컨텐츠를 추천하는 경향이 있다. 네뷸라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니었다면 현재 좋아하는 유투버들 더럿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후자는 다소 더 흥미로운 솔루션이다. 알고리즘으로 컨텐츠를 추천하되, 유저에게 주도권을 조금 넘겨 주자는 것이다. 유저는

  1. 알고리즘 추천을 꺼버릴 수 있고,
  2. 매주 추천되는 추천 비디오의 총 시간을 제한할 수 있고,
  3. 앱 대신 이메일 뉴스레터로 추천을 받아볼 수 있고,
  4. 알고리즘이 유저가 좋아할지 모르겠는 컨텐츠를 얼마나 보여줄지 조정할 수 있고,
  5. 추천되는 카테고리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러한 기능은 외부 툴을 사용해야 구현 가능하다. 예를 들자면 유투브 뷰어 Invidious는 유저들이 추천, 트렌드 탭을 꺼버릴 수 있게 한다. 브라우저 확장 기능을 사용해 웹페이지의 요소들을 숨길 수도 있다. 다른 기능들은 이메일 뉴스레터로 비슷하게 구현 가능하다. 영화광이라면 영화 뉴스레터를 구독해서 매주 정해진 숫자의 영화 추천을 받아볼 수 있을것이다.

내 셋업

나는 무한한 컨텐츠에 지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완전히 끊어버렸다. 새로운 영화나 드라마는 소리 소문을 통해 발견하고, 디지털 렌탈 서비스를 사용해 시청한다. 영화광이라면 넷플릭스가 당연히 더 싸겠지만 넷플릭스는 너무 중독적일 뿐만 아니라 나는 애초에 그렇게 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나는 또한 Invidious를 사용해 몇몇 유투버를 팔로우하고 있다.

아직도 사용하는 구독 서비스는 밀리의서재다. 책은 비디오보다 덜 중독적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한글 종이책을 공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 소설이나 교양서는 한글로 읽고, 해외 소설이나 전문서는 영어로 읽는 것을 선호한다.) 또한 다독가인만큼 밀리의서재의 가성비가 좋다.